기업공개(IPO) 시장 냉각화, 이유와 전망

불붙었던 IPO

불붙었던 IPO 시장, 왜 식었을까?

국내외 IPO(기업공개) 시장의 호황기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대형 기업들이 연이어 상장에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도 크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최근 들어 IPO 시장은 뚜렷한 냉각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상장 철회 사례가 잇따르며 신규 기업공개가 부진한 상황이다. 무엇이 이 변화를 이끌었을까?


1. 고금리·고물가 시대, 투자 심리 위축

IPO는 일반적으로 시장 유동성이 풍부할 때 활기를 띤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은 자금 조달 비용을 높이고,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낮췄다. 주식시장 전반의 하락과 함께 IPO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도 줄어들었고, 일부 기업은 아예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기에 이르렀다.


2. 상장 후 주가 부진 우려

과거에는 상장만 하면 ‘따상’(공모가의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이 기본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상장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사례가 많다. 크래프톤, 원스토어, 쏘카 등의 사례처럼 상장 직후 고점 대비 30~50% 이상 하락한 종목이 적지 않다.

이로 인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이 하락했고, IPO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 약화됐다.


3. 공모가 산정과 기관 수요예측의 신뢰 하락

IPO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 중 하나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높게 잡고 공모가를 산정한 뒤, 상장 후 하락하는 사례가 반복되자, 기관·개인 모두 공모 참여에 소극적이 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공모가를 대폭 낮추거나, 아예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이는 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더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 앞으로의 전망: 회복 가능성은 있는가?

시장 전문가들은 2024년 하반기부터 IPO 시장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미국 및 한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 → 유동성 회복

  • AI, 친환경, 반도체 등 고성장 산업 중심의 IPO 대기 기업 증가

  • 공모가 산정 방식의 투명성 강화 및 제도 개선 움직임

실제로 두나무, 마켓컬리, 쿼드마이너 등 유망한 비상장 기업들이 상장 재추진을 검토 중이다. 다만 IPO 시장 회복은 거시경제 안정과 투자심리 회복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IPO는 여전히 성장 기업의 도약 플랫폼

기업공개 시장은 현재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상태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가 미래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핵심 통로다. 냉각기는 결국 시장의 체질 개선과 평가 기준 재정립을 위한 조정기일 수 있다.

투자자라면 향후 IPO 기업의 실적, 업종 트렌드, 공모가 구조를 꼼꼼히 분석하면서 **'묻지마 청약' 대신 '선별적 참여'**로 전략을 바꿔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