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회피 심리, 투자 결정에 미치는 영향
"이 주식을 지금 사야 할까? 샀다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수익이 났는데 팔아야 할까? 팔았는데 더 오르면 어떡하지?"
투자자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합니다. 하지만 이 고민이 과도해져 아예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하게 된다면, 우리는 '후회 회피 심리(Regret Aversion)'의 덫에 걸린 것일 수 있습니다. 이는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하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 편향 중 하나입니다.
후회 회피 심리란 무엇인가요
후회 회피 심리란,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졌을 때 느끼게 될 '후회'라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 아예 의사결정 자체를 미루거나 회피하려는 경향을 말합니다. "만약 내가 ~했더라면" 혹은 "괜히 ~했어"라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미리부터 두려워하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하지 않아서' 생긴 후회(omission bias)보다 '무언가를 해서' 생긴 후회(commission bias)를 훨씬 더 고통스럽게 느낀다는 것입니다. 즉, "그때 안 사서 기회를 놓친" 고통보다 "괜히 샀다가 손해 본" 고통을 더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투자를 망설이게 만드는 심리적 함정
이 심리는 투자 결정 과정에서 여러 가지 비합리적인 행동을 유발합니다.
"일단 아무것도 하지 말자" (결정의 마비)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좋은 투자 기회임을 이성적으로는 알면서도, "만약 내가 산 주식이 하락하면 어떡하지?"라는 후회의 고통을 상상합니다. 이 두려움이 너무 큰 나머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현상 유지'를 선택합니다. 하지만 투자의 세계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역시 인플레이션이나 기회비용을 고려할 때 손실을 보는 결정일 수 있습니다.
"손해 본 주식은 일단 묻어둔다" (후회의 유예)
손실 회피 심리와도 연결되는 지점입니다. 이미 손실이 난 주식을 매도하는 행위는 "나의 첫 매수 결정이 틀렸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행위이며, 이는 즉각적인 후회를 불러일으킵니다. 이 고통을 마주하기 싫어서, 투자자들은 손절매를 하지 못하고 "언젠간 오르겠지"라며 결정을 유예시킵니다.
"나만 아니면 돼" (군중 심리 합류)
후회를 피하는 또 다른 방법은 '책임을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즉, 많은 사람이 사는 유행하는 주식이나 펀드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설령 그 투자가 실패하더라도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 같이 실패한 거야"라고 위안하며 개인적인 후회의 고통을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후회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후회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이 감정이 우리의 발목을 잡게 해서는 안 됩니다.
첫째, '과정'에 집중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말아야 합니다. 투자를 결정할 당시의 정보와 논리가 합리적이었다면,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것은 '나쁜 결정'이 아니라 '나쁜 운'일 수 있습니다. 모든 결과를 통제할 수는 없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둘째, 명확한 투자 원칙과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어떤 조건에서 매수하고, 어떤 조건에서 매도한다"는 자신만의 명확한 규칙(예: 손절매 기준)을 세우고 기계적으로 따르면, 감정적인 후회가 개입할 여지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완벽한 타이밍에 사서 완벽한 타이밍에 파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투자는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의 후회를 동반하는 과정임을 인정하세요. 감정적인 후회를 두려워하기보다, 합리적인 원칙을 세우고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 현명한 투자자의 길입니다.
